박찬희 "내게 120점 주고파…다시 태어나면 195㎝ 3점 슈터"

뉴스포럼

박찬희 "내게 120점 주고파…다시 태어나면 195㎝ 3점 슈터"

빅스포츠 0 3 05.22 12:20
설하은기자

'인삼신기 우승, 2년 연속 최우수 수비수상' 박찬희 은퇴

"선수 생활에 아쉬움 전혀 없어…AG 금·은·동은 내 자부심"

박찬희, 이제는 공격이야
박찬희, 이제는 공격이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제 농구 인생에)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어요. (다시 태어난다면) 신장 195㎝짜리 3점 슈터를 선택할게요. 하하."

21일 은퇴를 선언한 프로농구 원주 DB의 박찬희(37)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농구공을 잡은 지난 30년을 돌아봤을 때 아쉬움은 전혀 없다며 후련한 마음을 드러냈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안양 한국인삼공사(현 정관장)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찬희는 첫 시즌부터 정규리그 44경기에 출전해 평균 12점 4.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신인상을 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신장이 190㎝가 넘는 장신 포인트가드지만 특유의 스피드와 민첩성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수비와 패스력을 선보였고, 국가대표팀에도 꾸준히 발탁돼 아시안게임 금(2014 인천), 은(2010 광저우), 동(2018 자카르타·팔렘방)메달을 모두 목에 걸었다.

2017-2018, 2018-2019시즌 2년 연속 최우수 수비 선수상과 베스트 5를 수상했고, 2016-2017, 2018-2019시즌에는 각각 어시스트 7.4개와 5.7개를 기록해 두 차례 어시스트 부문 1위에도 올랐다.

"아쉬움은 정말 하나도 없다. 농구에 대한 갈증이 남았다고 하기에는 이미 너무나도 많은 기회를 받았고, 그래도 열심히 해왔다"는 박찬희의 말에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DB 박찬희 은퇴
DB 박찬희 은퇴

[프로농구 원주 DB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2-2023시즌 뒤 은퇴를 조금씩 떠올리기 시작했다는 박찬희는 "이제는 많이 지치고, 힘들기도 했다. 이런 상태로 1∼2년을 더 해 봤자 더 이상…"이라며 선수 생활을 끝마치기로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의 농구 인생을 돌아보고는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처음 농구공을 잡았던 9살 무렵부터 누구보다 치열하게 코트를 누볐고, 많은 팬의 사랑을 받으며 성공적인 프로 선수 생활을 보냈다는 생각에서다.

박찬희는 김태술, 이정현, 양희종, 오세근과 함께 '인삼신기'로 불리며 인삼공사의 우승을 함께 일군 2011-2012시즌에 대해 "당시 전문가들은 모두 동부(현 DB)가 우승할 거라고 예측했다. 어렸던 우리는 '패기밖에 없으니 한 번 해보자'며 달려들었고, 경기를 재밌게 했다. 그래서 인삼신기를 많이 기억해주시는 것 같다"고 회상했다.

아시안게임 금·은·동메달에 대해서는 '자부심'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좋은 선후배를 만나 대표팀 생활을 오래 했고,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DB 박찬희에게 꽃다발 받는 양희종
DB 박찬희에게 꽃다발 받는 양희종

(안양=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6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KGC인삼공사와 원주 DB 프로미의 경기. KGC 양희종이 하프타임 때 열린 은퇴식에서 DB 박찬희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3.3.26 [email protected]

9살짜리 아들도 '가족 파티'를 외칠 만큼 '아빠 박찬희'의 은퇴가 마냥 좋다.

박찬희는 "아들이 아빠와 같이 놀 시간이 많아졌다는 생각에 좋아하는 것 같다"며 "지도자에 대한 생각도 아직은 없다. 이제는 아내, 아이와 여행을 다니는 등 시간을 더 보내고 좀 쉬고 싶다"고 말했다.

농구공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생각이다.

박찬희는 "오늘부로 농구공을 놓는 순간, 농구를 안 할 생각"이라며 "너무나 좋아해서 시작했고, 30년 동안 해온 농구지만, 이제는 만지고 싶지는 않다"고 단언했다.

박찬희, 3점이다
박찬희, 3점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시 농구선수로 태어난다면, 195㎝ 3점 슈터 vs 215㎝ 센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밸런스 게임'에서 박찬희는 '195㎝ 3점 슈터'를 선택했다.

슛이 아쉬운 부분으로 평가받던 박찬희는 "215㎝도 메리트가 있지만…그냥 3점 슈터가 제일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

박찬희는 프로농구 중계방송 캐스터로 활동하기도 했던 동생 박찬웅과 '해설-캐스터' 조합을 상상하며 "엄청난 준비가 필요할 것 같긴 하지만, 하면 잘할 것 같다"고 웃음 짓기도 했다.

박찬희는 '최고의 수비력'에 대한 비결을 '근성'에서 찾으며 "근성을 바탕으로 노련함이 쌓이고, 노련함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수비를 할 수 있다"는 지론을 후배들에게 전했다.

한편으로는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해보라는 조언도 남겼다.

"누구나 농구판에 한 획을 긋고 싶은 마음은 있을 것"이라는 박찬희는 "예전 선배들을 봐도 누가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했는지 기억해주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 소신껏 열심히 해라. 몇 년이든, 어떤 상황이든 자기가 만족할 만한 선수 생활을 하라"고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23786 '40홈런-70도루' MVP 아쿠냐, 도루하다 무릎부상…IL 오를 전망 야구 05.27 15
23785 [PGA 최종순위] 찰스 슈와브 챌린지 골프 05.27 12
23784 준비된 지도자라던 최원호 감독도 중도하차…한화 사령탑 잔혹사 야구 05.27 17
23783 'SSG 임시 대체 외국인 투수' 시라카와 "삼진쇼 보여드리겠다" 야구 05.27 12
23782 임성재, PGA 찰스 슈와브 챌린지 공동 9위…라일리 통산 2승째 골프 05.27 8
23781 [프로야구] 28일 선발투수 야구 05.27 15
23780 41세 초보 감독 김두현, K리그1 '위기의 명가' 전북 구할까 축구 05.27 27
23779 11년 전 '양심선언'하고 졌던 셰플러에 설욕한 라일리 골프 05.27 10
23778 '36홀 규모' 세종시 금강파크골프장 내달 개장…전국대회 가능 골프 05.27 12
23777 US여자오픈 골프 30일 개막… 고진영 등 한국 선수 20명 출전 골프 05.27 13
23776 한화 최원호 감독·박찬혁 대표이사 자진 사퇴…정경배 감독대행(종합) 야구 05.27 15
23775 오세훈·배준호, A대표팀 첫 발탁…6월 월드컵 예선 출격 축구 05.27 16
23774 오세훈·배준호, A대표팀 첫 발탁…조규성·김민재 '부상 제외'(종합) 축구 05.27 20
23773 한화, 최원호 감독과 결별 수순…27일 구단 입장 발표 예정 야구 05.27 19
23772 [프로축구 서귀포전적] 제주 1-0 수원FC 축구 05.27 33
리그별 팀순위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