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3대3 농구 8강행 청신호…강양현 감독 "콘셉트는 '역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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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3대3 농구 8강행 청신호…강양현 감독 "콘셉트는 '역이용'"

빅스포츠 0 73 2023.09.30 00:20

204㎝ 이두원·207㎝ 이원석 뽑은 이유는…"중국전 떠올려 역으로 생각"

3대3 농구 대표팀 선수들
3대3 농구 대표팀 선수들

[촬영 이의진]

(후저우=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이번 대회 콘셉트는 '역이용'입니다."

3대3 농구 대표팀을 이끌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선 강양현 감독은 '1차 목표'인 대회 8강행 가능성이 커지자 표정이 밝았다.

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중국의 전략, 환경 등을 '역이용'하는 게 대표팀의 색깔이라며 뼈 있는 농담도 했다.

대표팀은 29일 오후 중국 저장성 후저우의 더칭 농구코트에서 열린 대회 3대3 농구 남자부 조별리그 B조 4차전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을 19-15로 물리쳤다.

조별리그 전적 3승 1패를 기록한 대표팀은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후속 경기에서 일본이 몰디브를 꺾으면 한국·일본·이란의 전적이 3승 1패로 같아지는데, 마침 세 팀이 상대 전적이 맞물리면서 다득점을 따지게 된다.

한국은 이란을 제압했으나 일본에 졌다. 우리에게 진 이란은 또 일본을 이겼다. 일본의 경기가 아직 시작하지 않은 현 시점 B조 다득점 1위는 한국(평균 19.5점)이다.

조 1위는 8강 토너먼트로 직행하고, 조 2위는 C조 3위 팀과 별도 경기를 치러 승자가 8강에 오른다.

상대 팀의 전력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8강 진출은 강 감독이 내건 1차 목표였다.

슛 던지는 김동현
슛 던지는 김동현

[촬영 이의진]

강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이번 대표팀은 이전 중국에 헤맸던 점을 떠올리며 역으로 뽑은 선수들"이라며 "안영준(SK) 같은 선수가 현재 3대3 농구 흐름에 맞는 선수인데, 그런 선수가 없어서 장신 선수들을 뽑았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서명진(현대모비스), 이원석(삼성), 이두원(kt), 김동현(KCC)을 선발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3대3 농구에서는 190㎝ 중반대의 포워드들을 대거 출전시키는 흐름이다.

선수 개인의 공격력과 수비력이 모두 중요한 종목이라 슛, 돌파에 능하면서 빅맨 수비도 가능한 포워드들이 선호된다.

하지만 강 감독은 이런 포워드를 선발하는 대신 아예 190㎝ 이하 가드 2명과 2m가 넘는 빅맨 2명을 골랐다. 이두원(204㎝)-이원석(207㎝)으로 이어지는 빅맨진 높이로는 대회 최고 수준이다.

이는 중국과 대결에서 그동안 고전했던 점을 염두에 두고 내린 결단이다.

중국은 지난해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3대3 농구 아시안컵에 2m가 넘는 선수들로만 팀을 꾸렸다.

당시 8강에서 중국과 만난 우리나라 대표팀은 높이 열세를 절감하며 13-21로 졌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도 2m가 넘는 선수 2명을 내보냈다.

제공권을 압도해 유리한 경기를 펼친다는 전략인데, 우리 대표팀이 똑같은 색깔을 마련하면서 맞대결 시 치열한 '높이 싸움'이 예고된다.

강 감독이 역이용하려는 또 다른 요인은 개최국 중국의 '홈 분위기'다.

강 감독은 우승을 위해서는 결국 중국을 잡아야 한다고 본다.

중국에서는 농구가 인기 스포츠인 만큼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자국팀에 열렬한 응원을 보낼 전망이다.

강양현 3대3 농구 대표팀 감독
강양현 3대3 농구 대표팀 감독

[촬영 이의진]

강 감독은 "관중들이 중국을 다 응원하면 일반적으로는 위축될 수 있다"면서도 "우리 선수들이 다 개성이 강하다. 중국전에서 분명 상대를 향한 그런 응원을 들으면, 그걸 자신들에게 힘을 주는 응원이라 생각할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더 잘할 텐데, 결국 이번 대회의 콘셉트는 계속 '역이용'이 되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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