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 "LG 준우승에 등교 거부한 내가 KS라니…이게 낭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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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 "LG 준우승에 등교 거부한 내가 KS라니…이게 낭만이죠"

빅스포츠 0 65 2023.10.05 12:20

열성 LG 팬 출신으로 한국시리즈 선발 마운드 등판 눈앞

한국시리즈 출격 각오를 밝히는 LG 임찬규
한국시리즈 출격 각오를 밝히는 LG 임찬규

[촬영 이대호]

(부산=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LG 트윈스 오른손 투수 임찬규(30)는 LG 선수 가운데서도 이름난 '엘린이(LG 팬 어린이)' 출신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LG를 응원하다가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고 LG에 입단한 그는 이제 데뷔 이래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등판을 눈앞에 뒀다.

임찬규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니까 그저 신나기보다 묵묵해지더라. 고대했는데 뭔가 남아 있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3일 부산으로 내려가다가 kt wiz와 NC 다이노스가 패해 '버스 안에서' 1위를 확정 소식을 접한 임찬규는 "솔직히 경기장에서 하고 싶었다. 그랬다면 감정이 올라와서 무조건 울겠다 싶었다"며 "싱겁게 해버려서 휴게소에서 동료들과 악수하며 자축했다. 실감이 안 났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마운드를 생각하면 가슴이 거세게 뛴다.

임찬규는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였던 2002년을 떠올렸다.

역투하는 임찬규
역투하는 임찬규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경기. 1회 초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2023.9.3 [email protected]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그는 "그때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에서 패하고 막 울었다. 그거 보고 울던 제가 한국시리즈 간다고 생각하니까 안 믿기더라. 이게 낭만이다 싶다. 이보다 더한 드라마가 있을까 싶다"고 감격에 젖었다.

LG는 삼성과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9-6으로 앞서가다가 9회 이승엽에게 동점 3점 홈런, 마해영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무릎을 꿇었다.

LG '수호신' 이상훈이 무너진 경기라 LG 팬에게는 더 잔인한 결과였다.

임찬규는 "다음날 학교 안 간다고 했다. 졌는데 학교를 왜 가냐고 해서 엄마한테 혼났다. (9회에) 이상훈 선배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됐다' 싶었는데 동점 홈런 맞고 머리가 하얘졌다. 최원호 선배님 올라가서 (마해영에게) 끝내기 홈런 맞고는 절규했다"며 LG 팬에게는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그래서 내가 한국시리즈에 등판하는 그 이상의 드라마는 없을 듯하다. 앞으로 인생 살아가며 이보다 더 극적인 순간이 올까 싶다. 그래서 1구 1구, 장면 하나하나 모두 남기고 싶다.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찬규는 이번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2승 3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활약했다.

'우리가 이제 1위'

(인천=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와 LG의 경기.
5회말 2사 상황에서 SSG 김민식을 땅볼 처리한 LG 선발투수 임찬규(오른쪽)와 김민성이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2023.6.27 [email protected]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던 5월 4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1.13으로 눈부신 투구를 펼쳤고, 8월에도 4연승을 달려 선두 굳히기에 힘을 보탰다.

임찬규는 "7월에 최원태가 오면서 탄력받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발진에서 누군가 빠지면 다른 선수가 채웠다. 내가 부진하니까 (이)정용이가 오고, (이)지강이가 잘하고, (김)윤식이도 잘했다. 선발진이 딱딱 들어맞아서 이때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어도 임찬규는 5일 부산 롯데전 마운드에 그대로 선다.

그는 "정규시즌에 남은 두 경기 모두 등판하고 싶다. 최선을 다해서 던지겠다"며 "규정 이닝에 11⅓이닝 남았다. 아프지 않은 데다가 시즌 끝나면 (한국시리즈 시작 전까지) 쉴 수 있으니 끝까지 던지고 마무리할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자신과 같은 '엘린이'에게 우승 반지로 자부심을 심어주는 게 목표다.

1992년생인 임찬규에게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인 1994년은 기억에없다.

임찬규는 "나처럼 엘린이가 커서 LG에 입단해 선수가 된다면 그때까지 이 팀이 우승이 없으면 안 된다"며 "더 많이, 더 자주 우승해서 좋은 팀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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