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마지막 불꽃' 태운 김단비 "후배들은 동메달 말고 금메달 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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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마지막 불꽃' 태운 김단비 "후배들은 동메달 말고 금메달 따길"

빅스포츠 0 57 2023.10.06 00:21

'국가대표 동반 은퇴' 이경은 "유종의 미 거둬 행복한 시간"

김단비 돌파
김단비 돌파

(항저우=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동메달 결정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 한국 김단비가 돌파하고 있다. 2023.10.5 [email protected]

(항저우=연합뉴스) 김보람 최송아 기자 = 한국 여자 농구의 '에이스'로 활약해 온 김단비(33·우리은행)가 국가대표 은퇴 경기로 삼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마지막 경기에서 팀의 승리를 이끌며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김단비는 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북한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에서 21점 6리바운드를 올리며 박지수(KB·25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와 더불어 맹활약해 한국의 93-63 대승에 앞장섰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 뜻을 밝혔던 김단비는 마지막 경기까지 간판선수로서 역할을 해냈다.

이날 전반에 2득점에 그쳤던 김단비는 3쿼터에만 3점 슛 3개를 포함해 13점을 쓸어 담았다. 덕분에 한국은 3쿼터 초반 42-42 이후 무려 19점을 연속으로 몰아치며 승기를 잡고 동메달로 자존심을 세울 수 있었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만난 김단비는 눈가가 촉촉했다.

처음엔 "안 울었어요"라며 발뺌하던 그는 "눈물이 안 나는데, 옆에서 애들이 자꾸 '언니 운다'고 해서 난 것"이라며 "애들이 왜 이렇게 우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너스레로 넘겼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경은 언니와 제가 마지막이라며 동료들이 사진도 남겨주고 해서 울컥하고 눈물이 좀 나긴 하더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여자농구, 항저우
여자농구, 항저우 '동메달 인증'

(항저우=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동메달 결정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 93-63으로 승리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동메달을 확정한 뒤 코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0.5 [email protected]

김단비는 "전반에 공격이 너무 안 풀리고, 슛을 쏘면 들어갔다고 느끼는 것도 안 들어갔다.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다 그렇더라"며 "선수들에게 '전반에 안 들어갔으니 후반엔 들어갈 거다. 다시 쏴 보자'고 했는데, 하나가 들어가기 시작하니 자신감이 올라오고 물꼬가 터지듯이 들어갔다"고 자평했다.

그는 "오늘 경기가 제 국가대표 경기 중 '톱3' 안엔 들지 않을까"라며 "마지막 경기를 북한과 치렀기에 우리나라엔 좀 더 특별한 경기가 된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단비는 3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패한 뒤 정체된 한국 여자 농구가 일본에 추월당했다며 분발을 촉구하는 인터뷰로 화제를 낳기도 했다.

그는 "그 인터뷰 이후 '너무 오지랖을 부렸나' 싶기도 했는데, 주변에서 잘했다고 하더라.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총대'를 멨다. 지금 있는 선수들이 아니라 여자 농구 전체에 남긴 것"이라며 "후배들이 더 노력해서 다음엔 동메달이 아니라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제 정말 가는 거냐'는 물음에 김단비는 "저 이제 못 뛰겠어요. 너무 힘들어요∼"라며 웃으며 떠났다.

동메달 결정전 뒤 기자회견에서 눈물 닦는 정선민 감독(왼쪽)과 눈물 삼키는 이경은
동메달 결정전 뒤 기자회견에서 눈물 닦는 정선민 감독(왼쪽)과 눈물 삼키는 이경은

[촬영 최송아]

대표팀의 또 다른 베테랑 이경은(36·신한은행)도 이 경기를 끝으로 태극마크와 작별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경은은 "약 8년 만에 복귀했는데, 이 자리에 같이 할 수 있게 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둬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울먹였다.

이경은이 이 말을 할 때 옆에 앉아 있던 정선민 대표팀 감독도 눈물을 훔쳤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계약이 끝난 정 감독은 "유종의 미를 잘 거둔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베테랑들의 은퇴 이후는 새로 오실 감독님께서 고민하실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기둥' 박지수(KB)는 "언니들이 은퇴한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서로 울지 말라고 하면서 함께 울었다.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이제 어린 선수들과 주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앞으로가 문제인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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