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선수·11년 코치·5년 단장…영원한 LG맨 차명석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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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선수·11년 코치·5년 단장…영원한 LG맨 차명석 단장

빅스포츠 0 239 2023.11.16 12:20

신장암 앓던 2013년 투수코치로 팀 평균자책점 1위 이끌어

"하고 싶은 감독보다 할 수 있는 단장이 내게 맞는 옷"

한국시리즈 우승 차지한 차명석 단장
한국시리즈 우승 차지한 차명석 단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이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기 전 사진을 찍고 있다.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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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 차명석(54) 단장의 야구 인생 변곡점은 공교롭게도 곧 LG의 변곡점이기도 했다.

차 단장은 1992년 프로에 데뷔해 2001년 은퇴할 때까지 LG에서만 10년을 뛰었다. 오른손 투수로 통산 365경기에 출전해 38승 37패, 19세이브와 11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남겼다.

1997년에는 11승 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2.79를 올려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은퇴 후 2년간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아 재치 넘치는 입담과 해박한 야구 상식으로 주가를 날리던 차 단장은 2004년 LG 1군 투수 코치로 지도자 이력의 새 장을 열었다.

이후 2013년까지 1, 2군을 오가며 쌍둥이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투수 코치로 경력을 쌓았다. 2015년에는 LG 1군 수석 코치를 지냈다.

2016년 kt wiz의 육성군 총괄 코치 이력을 빼면 선수로 10년, 코치로 11년을 LG에서 활동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이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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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야구팬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던 차 단장은 2018년 10월 코치나 감독이 아닌 단장이라는 행정가의 직함을 달고 쌍둥이 부대에 복귀했다. '선수 출신 단장'이 막 유행을 타던 시기였다.

2019∼2021년 3년 계약한 뒤 계약 기간 중인 2021년 3년 연장 계약을 다시 해 올해까지 트윈스를 이끌던 차에 계약 만료를 앞두고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달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기나긴 암흑기에 들어간 LG는 김기태 전 감독이 이끌던 2013년 정규리그 2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끝 모를 터널에서 힘겹게 빠져나왔다.

그해 차 단장은 투수코치로 팀 평균자책점 1위(3.72)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신장암으로 투병하던 중에 이뤄낸 소중한 결실이었다.

2013년 LG 투수 코치 시절의 차명석 단장
2013년 LG 투수 코치 시절의 차명석 단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차 단장은 1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13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공부를 많이 한 시기"라며 "회식 때 내가 (투수 왕국인) 삼성을 잡겠다고 얘기했더니 누군가가 술에 취한 거 아니냐던 일화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때 모시던 김기태 감독님이 LG와 재계약하는 게 내 목표였다. 그래서 삼성을 팀 평균자책점에서 이겨보겠다고 공언했는데 실제 1등으로 이뤄져 너무 기뻤다. LG도 암흑기에서 벗어나고 김 감독님의 연임에 힘을 보탤 수 있어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차 단장은 당시 격무에 시달리다가 병원에 한 달간 누웠다.

불행 중 다행으로 2기만 진행돼도 전이 속도가 빠른 신장암의 1기 증상이 발견돼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었다. 콩팥 하나를 떼어낸 대신 두 번째 인생을 얻었다.

LG 트윈스의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일군 차명석 단장
LG 트윈스의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일군 차명석 단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이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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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012년까지 성적 부진으로 코치 60여명이 LG를 떠난 사이에도 차 단장은 트윈스를 지켰다. 구단이 키우는 이른바 이름 있는 코치도 아니었지만, 실력으로 살아남았다.

그 능력으로 여러 구단의 감독 제의도 받았으나 아쉬움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차 단장은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감독은 하고 싶은 거고, 단장은 해야 하는 거다. 그 차이로 단장 일을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29년 만의 우승 숙원을 마침내 푼 순간, 차 단장은 작고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겸 구단주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한다.

고가의 롤렉스 시계와 일본 아와모리 명주를 다음 우승의 선물로 남긴 고인이 "지금 계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아쉬워했다.

왕조 시대를 향한 '빌드업'을 착실히 수행해 낸 차 단장이 LG 구단의 어떤 선물을 받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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